여태껏 살아온 날들이 순탄했다면 당연히 거짓말이다. 세상을 원망하지 않았다면 그 또한 거짓말이다. 그러나 여자는 이젠 인생을 치열하게 비관하는 편보단 그냥 유유히 받아들이고 살았다. 어릴 때는 제 불운을 지겹게 시험해보기도 하고 인생의 풍파가 남들보다 더 크고 세게 닥치는 원인에 대해 밤새 고민도 했지만 어느 순간 답을 얻은 것 같았다. 생각보다 간단했다....
공원 앞에서 건네줬던 테이크 아웃 커피 한 잔 천오백 원. 추운 날 다이소에서 사다줬던 장갑 한 쌍은 오천 원. 집에 택시 타고 가라고 손에 쥐어줬던 차비는 팔천 원. 이게 여태껏 받아본 호의의 대략적인 가격대인데. “...신고, 해도… 돼요.” 이건 얼마라고 해야 하지.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남자가 목숨 걸고 저질러버린 호의의 값은 가늠도 안 됐다. 대충...
편의점 문을 열자마자 불어닥치는 바람이 매서웠지만 흥분해서 그런지 추운 건 전혀 안 느껴지고 자꾸 열이 올랐다. 흡연구역에 쿵쿵대며 걸어간 여자는 담배 대신 우선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통화 기록을 뒤져 한참 아래로 밀려내려간 유부남 부인의 번호를 찾아냈다. 전화를 걸고, 받기만 하면 여보세요 할 시간도 안 주고 집에서 혼자 중얼거리며 연습했던 저주와...
연락 한 통 없이 사라지면 어쩌자는 거야? 큰 맘 먹고 저질렀던 일탈이었지만 댓가는 밍숭맹숭했다. 엄마를 몰래 찾아갔었다는 걸 말하면 뺨 정도는 맞겠거니 각오했는데 영 심기 불편해하면서도 남자의 아빠는 언성을 높이지 않았다. 화를 내면 속이라도 시원했을 거고 걱정하면 죄송한 마음이라도 들었을 텐데. 둘 다 아니라서… 남자 역시 둘 다 느끼지 않았다. 무...
머라고? 비지엠이 찰떡이라고?? 타생지연. 바라왔던 행복한 만남을 기대해도 좋습니다. 소중한 인연이 생길 수 있는 날이니 사소한 만남도 가벼이 여기지 말고 집중해보세요. 또 지랄하네 또… 핸드폰 액정 속에 뜬 글을 읽어내려가던 여자가 자조했다. 행복한 만남이라기엔 회사로 찾아온 남자친구의 부인에게 뺨 맞고 머리 뜯기는 불행한 만남을 가졌고. 좋은 인연을 만...
完을 달긴 했지만 사실 본편 완결 편(18화)에서 한번, 외전6에서 또다시 한번 마무리 지어진 얘기라서 거기서 멈추셔도 돼요!! 구매창 아래로는 대략 임신+출산 15%?와 육아 85%? 정도로 이뤄진 이야기입니다. 호불호 타는 소재니까 괜찮으신 분들만 보시길!!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는지 모르겠다. 할머니의 착잡한 목소리. 등본을 쥐고 있다 힘이 툭 ...
*글 제목을 변경했습니다! 파라다이스, 마카오 -> 수상한 파라다이스 *글 속에 등장하는 마카오 묘사는 임의의 설정을 더해 쓴 허구입니다. 수상한 파라다이스 “무슨 열두 시간을 자! 죽은 줄 알구 걱정했잖어!!” 호들갑 떨며 퍼덕거리던 마크…가 날 확 당겨 껴안았다. 뜨끈한 몸에 안긴 채 눈 껌뻑거리며 주변을 둘러봤다. 벽지가 안 보일 정도로 벽을 가...
“생각보다 늦었네? 길이 막혔어?” “아… 좀 늦었지. 미안.” “아냐. 일찍 왔으면 너 기다릴 뻔했다. 지금 겨우 다 했어.” 앞치마 두른 이민형이 내가 집에 들어오는 것과 동시에 가스 레인지에서 된장찌개 담긴 뚝배기의 귀퉁이를 잡아올렸다. 보글보글. 끓는 소리가 조용한 집을 채웠다. “손 씻고 와. 얼른 먹자.” 마음 같아선 밥이고 뭐고 집에 돌아가 엄...
“...가라고?” “어… 가라고.” “...진짜로?” “진짜로.” 분명 껍데기는 내가 아는 이민형이 맞는데 이민형과는 절대 수월하게 나눌 수 없는 대화가 너무 쉽게 흘러가고 있었다. 같이 자자더니 막상 한 침대에 누우니까 삐진 것처럼 등 돌린 채 누운 이민형을 가만히 내려다보다가, 등판을 손가락으로 쿡 찍었다. 진짜 이민형이 맞나 의심이 돼서. 손가락에 ...
*글 속에 등장하는 마카오 묘사는 임의의 설정을 더해 쓴 허구입니다. 꼭 틀어줘요.... 수상한 파라다이스 할머니의 유품인 40년 된 무쇠 후라이팬으로 아빠를 후려쳤다. 이유는 간단하다. “너… 너 지금 아빠를 쳤어…?” 맞아도 싼 새끼라서. 나 몰래 보증금 빼서 도망가다 딱 걸린 아빠는, 아니 김병수 씨발 새끼는 비탈진 시멘트길에서 엎어진 채 황당하단 얼...
“잘난 손자 얼굴 한번 보기 힘들구나.” “바빴으니까요.” “그 바쁜 와중에 서울은 매주 올라왔다던데?” “올라와선 쉬느라 바빠서.” 이민형은 할머니가 빈정거리는 까닭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모르는 척했다. 식기 전에 드세요. 이거 맛있네. 눈치 없는 척 할머니의 앞접시에 뜨끈한 전복 하나를 올려드리는 걸로 완벽히 대화를 차단하기까지 했다. 리조트에서 일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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